소아백혈병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자파의 유해성이 거론되고 있는 밀양송전탑 문제, 환경성 검토 없이 경제성을 중심으로 사업을 착공해서 갯벌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논란이 되고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의 문제 등 인간들의 활동으로 말미암아 환경에 미치게 될 중대한 영향과 문제들을 우리는 자주 만나게 된다.

환경은 일단 한 번 파괴되면 원상회복이 거의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복구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므로 환경오염에 대한 사전예방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이유로 말미암아 1992년 6월에 브라질의 리우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는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을 지구환경질서의 기본규범으로 채택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각종 개발사업을 진행할 때 개발과 보존의 중재자 역할을 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다양한 학문적 바탕 아래 각종 개발계획이 환경과 인간에게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검토분석하고 평가하여, 자연이나 인간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면 사전에 제거 또는 감소시켜 환경과 개발이 합리적으로 조화될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사람이 바로 환경영향평가사이다.

환경영향평가사가 하는 일

환경영향평가제도는 대규모 개발사업 등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장ㆍ단기적으로 미리 예측, 분석하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환경영향평가는 크게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기상이나 지형ㆍ지질, 동식물, 해양생태계의 상태 등을 확인하고 평가하는 자연환경 분야가 있다. 둘째는 토지이용, 대기와 수질, 폐기물, 악취, 일조장애 등을 평가하는 생활환경 분야이다. 마지막으로는 인구 및 주거, 교육, 교통, 문화재 등을 평가하는 사회경제환경 분야가 그것이다.

환경영향평가사는 전문인력으로서 각종 계획 및 개발사업을 수립하고 시행함에 있어 위의 세 가지 분야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과학적으로 예측ㆍ분석ㆍ평가할 뿐만 아니라, 악영향을 줄일 수 있는 저감대책을 강구하고, 체계적인 사후평가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일을 하는 환경은 대개 사업을 이해하고 사업지역의 자료 분석 등을 위한 일반 사무실의 작업과 현장조사를 위한 야외작업이 모두 요구된다.

이에 더하여 정부에서는 그동안의 환경영향평가 업무가 대기, 수질 등 사후처리기술 중심의 매체별 환경기술자격자로 구성되어 있어, 이들의 기술인력만으로는 국토공간 및 도시계획, 토지이용 구상, 생태계 보존, 경관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예측ㆍ분석ㆍ평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리하여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국가전문자격인 환경영향평가사를 신설하였고,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14년 1월 제1회 환경영향평가사 시험 시행계획을 발표하였다. 환경영향평가사는 수질, 대기, 폐기물 등 다양한 환경 분야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을 총괄하고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환경영향평가사가 되는 길

2∼4년제 대학의 환경학과, 환경보호학과, 환경공학과, 환경시스템공학과, 해양환경공학과 등 환경 관련학과나 화학, 화학공학과 등을 전공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하려면 일반적으로 석사 이상의 학위가 요구된다. 아울러,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요인을 찾아내고 개발 이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예측하려면 논리적 분석력과 분석적 사고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연환경을 보전하여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소명감, 윤리적으로 공정성을 추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또한, 환경영향평가사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한 개 이상의 환경기사 자격증을 보유하는 것이 좋다. 대기환경기사, 수질환경기사, 소음진동기사, 토양환경기사, 자연생태복원기사 등 환경기사 자격증은 4년제 대학의 3학년을 마친 학생이면 누구나 응시가 가능하며 위의 관련학과 출신이라면 비교적 쉽게 준비할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위에서 언급한 신설된 환경영향평가사 자격시험은 환경정책, 국토환경계획, 환경영향평가제도, 환경영향평가실무 등을 치르게 되고, 응시 자격은 기술사, 기사 등 환경분야 종사자와 공무원 등으로, 일정 기간(자격의 종류나 출신학과, 공무원 급수에 따라서 3년에서 9년) 이상의 환경 관련 실무경력이 요구된다.

환경영향평가사의 현재와 미래 전망

환경공학기술 분야는 미래 유망산업에 해당한다. 현재 시행되는 대부분의 건설 사업은 반드시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법적으로 규제돼 있고 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환경에 대한 관심과 규제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데 반해 이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인력은 많이 부족하여 환경영향평가사의 미래는 밝다. 현재는 대개 환경, 재해, 산림, 토목, 교통, 국토개발 등을 하는 엔지니어링 회사 및 건설업체, 정부기관, 정부 출연 공사 및 연구소 등에 종사한다.

특히 2020년 1월 1일부터는 개정된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체는 환경영향평가사 1인 이상을 의무적으로 고용하여야 한다. 이외에도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사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며, 범세계적으로도 환경규제 강화와 환경의식이 급신장하고 있어 앞으로 관련 기술 개발이나 환경영향평가 업무를 맡고 있는 국내기업의 해외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