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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1월 뉴스레터>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 홍소영 (OBS 라디오 <오늘의 기후>…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홍소영 (OBS 라디오 <오늘의 기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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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를 삶으로 말하는 라디오, <오늘의 기후>

OBS 라디오 <오늘의 기후>는 기후를 통계나 과학 용어만이 아닌, 사람의 삶과 감정, 실천과 관계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입니다. 기후 이야기가 거창하거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살아낸 시민들의 목소리 안에 있다는 믿음으로 방송하고 있어요.

<오늘의 기후>는 시작부터 조금 특별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노광준 PD님께서는 “라디오는 TV보다 진행자의 역할이 훨씬 크다”고 하시며, 기후 프로그램의 첫 목소리를 고민하다 결국 공개 오디션을 열게 되었다고 하셨지요. 시민 100여 명이 지원해 주셨고, 그중 다섯 분이 본선에 올라 생방송 DJ로 직접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치열한 경합 끝에 지금의 김희숙 DJ가 선정되었어요. 시민들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기후 이야기를 시작했다는 그 출발은, 지금까지도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PD님이 방송을 하며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시민들의 기후 의식은 굉장히 빠르고 깊은데, 오히려 정치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요. 실제로 방송에 사연을 보내주시는 시민분들 중에는 학계 용어를 익히고, 국제 흐름을 공부하며, 지역에서 실천을 이어가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제는 그런 감각이 투표와 정책에도 반영되어야 할 시기라는 데에 저도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기후위기와 관련해 불안이나 우울을 표현하는 분들도 많아요. 그래서 저희는 늘 고민합니다. 기후 이야기를 어떻게 전할 것인가. 막막함만 주는 뉴스가 아니라, 그 안에서 길을 찾기 위한 말이 되기 위해서요. 지금 필요한 건 경고 그 자체보다도, 함께 할 수 있는 대안의 이야기라고 믿습니다.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에서 이렇게 말했지요.

“지구는 단지 한 점에 불과하다.

창백하고 푸르스름한 점. 그 점은 무대다.

우리가 사랑하고 알고 있는 모든 이,

우리가 아는 모든 인간이 그 위에 존재해 왔다.”

멀리서 보면 지구는 정말 작고 보잘것없는 점 하나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아끼는 사람들, 함께 하루를 살아가는 이웃들, 그리고 우리의 모든 삶이 들어 있어요. 그렇기에 그 점은 단지 ‘행성’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전부가 됩니다.

기후위기를 이야기한다는 건 결국, 그 점 위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지키겠다는 ‘말 걸기’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자가 아니어도, 정답을 모르더라도 괜찮습니다. “요즘 날씨가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라는 말 한마디가 시작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꺼낸 말이 다른 말로 이어지고, 공감으로 확장되고, 언젠가는 행동으로 나아갈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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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간 ‘함께 사는 길’ 이성수 기자)


당신의 오늘은 어땠나요?

저는 ‘이야기 전달자’로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든 태양광 충전기 덕분에 전기라는 게 더 특별해졌어요”라고 전해주신 협동조합 활동가의 이야기가 있고요. 벽난로를 설치하고 장작을 쪼개며 겨울을 나는 강원도 횡성의 주민 이야기, 떡볶이를 사러 갈 때 장바구니에 용기를 담아가는 소소한 실천가의 하루도 있습니다. 플라스틱 없는 산책을 반려견과 함께 실천한 분, 봄마다 화단에 핀 잡초를 통해 아이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엄마의 사연도 있고요. 모두 이 시대의 기후를 일상에서 통과하고 있는 분들이지요.

예전에 보았던 영화 <케빈에 대하여>도 떠오르는데요. 소년 케빈은 어릴 때부터 불길한 기색을 보이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 불안을 이야기하지 않은 채 외면합니다. 결국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그 문제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번지고 말지요. 저는 극장 문을 나서면서 왜 이 영화의 원 제목이 ‘We need to talk about Kevin(우리는 케빈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불편하다고 미뤄뒀던 침묵, ‘괜찮겠지’ 하며 넘긴 무관심이 어떤 결과를 부르는지 그 영화가 보여주고 있었거든요.

기후위기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말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말하기 시작하면, 비로소 세상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지요. 작은 말들이 연결되고, 그 연결이 또 다른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변화의 길 위에 서 있는 셈입니다. 기후를 말하는 사람, 기후를 살아내는 사람, 기후를 건너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늘의 기후>는 오늘도 묻습니다.

“당신의 오늘은 어땠나요?”


서로를 지키는 가장 다정한 방법

2023년 3월 31일부터 방송 중인 <오늘의 기후>는 평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OBS 라디오뿐 아니라 유튜브 채널에서도 시민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김희숙 DJ가 진행을 맡고, 노광준 PD가 연출을, 허윤선 작가님과 저 홍소영이 함께 구성하고 있어요. 기후와 환경을 중심에 두되, 결국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정하게 들려드리고자 하는 방송입니다. 기후위기는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서로를 지키는 가장 다정한 방식일지도 모르니까요.

 

유튜브연결링크: www.youtube.com/@climatenow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