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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낙동강 장악한 '조폭물고기'.. 늙은 어부의 탄식

8월 27일 출범한 국가 물관리위원회는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제안한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까? <오마이뉴스>는 지난 8월 21일부터 2박3일간 '자전거 탄 금강' 동행 취재에 이어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낙동강네트워크, 이상돈 의원실과 함께 낙동강 현장 탐사보도를 진행했다. '삽질 10년, 산 강과 죽은 강' 특별기획 보도는 9월 말까지 이어진다. 10월에는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오마이북)을 원작으로 <오마이뉴스>가 제작한 4대강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영화투자배급사 엣나인필름)을 영화관에 개봉한다.

"오늘은 구름 끼가(끼어서) 덜 한기라. 매년 여름만 되면 장난 아이다."

8월 28일 오전 9시, 부산 낙동강 하구에서 제일 크다는 감동진(구포) 나루에는 비가 내렸다. 이곳에서 15살부터 반백 년 동안 고기잡이를 했다는 양상준(68)씨는 나루 주변 녹조를 보며 혀를 찼다. 가을장마도 이곳의 녹조를 없애지 못했다.

그는 "작년 여름 김해 물금 취수장까지 배로 가 봤는데, 녹조 때문에 끈적끈적한 페인트 위를 지나는 기분이었다"며 "폭염에 녹조 냄새가 더해 장난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낙동강 하구는 1980년대 말에 건설된 하굿둑 때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그래도 안동댐 아래부터 약 340km 구간은 막힘없이 흐를 수 있어서 그나마 문제가 덜했다. 물을 맑게 하고 물고기들이 산란하는 모래 지형이 발달하는 등 낙동강 특유의 자연성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MB 정부가 4대강사업을 강행하면서 상황은 변했다.

강바닥 모래를 퍼올린 양은 3.3억㎥. 4대강사업 전체 준설량의 78.5%에 달했다. 4대강 16개 보 중에 8개가 낙동강에 몰려 있다. 본류 수질 악화를 막는다면서 영주댐, 보현산댐을 건설했지만, 이곳의 수질도 최악이었다. 결국 낙동강은 4대강사업으로 사실상 거대한 계단형 저수지가 됐다. 

매년 4대강 현장을 탐사 보도했던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은 지난 8월 28일 낙동강네트워크, 이상돈 의원실이 주최하고, 생명그물,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대구환경운동연합, 영풍제련소 공대회가 주관하는 낙동강 현장 탐사팀과 함께 낙동강 하굿둑에 갔다. 지난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금강유역환경회의와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이 진행한 '자전거 탄 금강' 행사 동행취재에 이은 낙동강 현장 취재였다.

이날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 복원협의회(이하 낙동강 기수협)가 벌이는 어류 모니터링이 있었다. 낙동강 흐름을 막는 상·하류 구조물이 어류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한 조사라는 게 이 단체 최대현 사무처장의 말이다. 4대강 독립군과 모니터링팀을 태운 0.98톤 고깃배 두 대는 엔진 굉음소리를 내면서 낙동강 하굿둑쪽으로 향했다.

"물보라가 녹색이야!"

배 위에 올라탄 취재팀의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짙은 녹조 사이를 지나면서 일어나는 보트 물보라는 짙은 녹색이었다. 낙동강 양쪽 가장자리로 긴 녹조 띠가 늘어져 끝이 보이지 않았다. 보트 선장 양상준씨는 "4대강사업 하기 전엔 이렇게 심하지 않았다"라며 "모래 걷어내니까 강바닥이 썩고, 그 위에 보를 세우니까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