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이 상생하는 환경영향평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선도하는 환경 최고 전문가 “환경영향평가사”


[뉴스] 환경영향평가업체 333곳인데 평가사는 고작 236명.. 평가사 없는 업체 수두룩

평가용역을 수행하겠다는 업체 수는 많은데, 자격을 갖춘 평가사가 턱없이 부족해 업체당 1명의 자격자도 고용할 수가 없다.

인프라 및 대규모 개발사업에 앞서 환경성을 검토하고 최적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절차이자 규제인 환경영향평가의 현주소다.

이렇다 보니 부실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온갖 민원과 갈등만 증폭돼 대형사업이 차질을 빚는 등 사회적 손실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환경부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현행법령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사를 의무 고용해야 하는 기업체 수는 333개에 달하지만, 국가기술자격을 갖춘 환경영향평가사는 23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앞서 환경영향평가업체는 반드시 1명 이상의 환경영향평가사를 보유하도록 의무규정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평가인력 부족으로 결국 시행을 미뤘다.

관련업계 및 전문가들은 이처럼 적정자격을 갖춘 평가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부실평가와 그로 인한 부작용 우려만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평가업체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무자격자 하도급이나 유사 용역 ‘베껴 쓰기’ 수준의 평가서를 걸러내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평가업체라고 명패를 걸고 각종 입찰에 참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평가사 한명도 보유하지 않은 업체들이 수두룩하다”면서 “이런 업체들이 내놓은 결과물을 과연 믿을 수 있는지, 또 이런 평가서를 두고 부처와 사업자, 지역주민 간 협의와 타협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고용부가 최근 5년간 조사한 국가기술자격증 불법대여 행정처분 결과를 보면, 환경영향평가사 대여행위는 단 1건도 적발되지 않았다.

그는 이에 대해 “정부와 업계, 시장 모두가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으니 무자격자가 평가하더라도 제재 등 관리가 안 되는 것”이라며 “부실한 평가서로 인해 민원과 갈등이 폭발하고, 사업추진에 차질이 생기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업자가 떠안는 거 아니냐”고 토로했다.

대규모 개발사업이 환경영향평가에서 제동이 걸리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 차질을 빚는다. 부실한 평가 때문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사업 규모나 내용, 총사업비 등이 큰 폭으로 조정될 수 있고 그로 인해 보상비 증가나 사업자 변경을 비롯해 최악의 경우 사업 중단이나 백지화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

업계 및 전문가들은 국가기술자격 등 조속한 전문인력 확충과 평가용역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품질관리 및 검증 강화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3기 신도시 개발을 비롯해 도로 및 철도 등 수도권 광역교통망 구축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에 따른 국가균형발전 인프라 확충사업 등 갈 길 바쁜 국책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인정하면서 평가의 품질제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전문인력 부족으로 인해 평가의 품질이 저하된다는 우려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그간 평가용역의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등을 강화하고 평가사 의무고용제도 도입했으나 아직은 미흡한 점이 많아 전문성 및 품질제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건설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