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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6.25전쟁 뒤 DMZ 첫 개방.. 고성에 평화 둘레길

6·25전쟁 이후 약 70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돼온 비무장지대(DMZ)에 시민들이 방문할 수 있는 둘레길이 조성돼 이달 말부터 공개된다.

정부는 비무장지대 가운데 3개 지역을 평화안보 체험길(가칭 ‘DMZ 평화 둘레길’)로 조성해 4월 말부터 단계적으로 국민에게 개방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개방되는 지역은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감시초소(GP) 철거, 유해 발굴 등 긴장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고성(동부), 철원(중부), 파주(서부) 등 3곳으로 오는 27일 고성 지역부터 시범 개방한다.

평화 둘레길 동쪽 고성 지역은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해안 철책을 따라 금강산전망대까지 방문하는 구간으로 조성되며, 비무장지대는 포함되지 않는다. 해안 철책을 따라 걷는 2.7㎞의 에이(A) 코스와 차량으로 통일전망대~금강산전망대를 왕복하는 약 4.5㎞의 비(B) 코스로 나뉜다.

둘레길 가운데 쪽 철원 지역은 백마고지 전적비에서 시작해 비무장지대 남쪽 철책길을 따라 일반전방초소(GOP) 통문까지 5.9㎞를 걷고 차량으로 공동 유해 발굴 현장과 인접한 화살머리고지의 비상주 감시초소까지 방문하는 약 15㎞ 길이로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쪽 파주 지역은 임진각에서 시작해 도라산전망대를 경유하여 철거된 감시초소까지 방문하는 약 21㎞ 구간이다. 철원과 파주 지역 구간은 유엔군사령부와 협의한 뒤 단계별로 개방할 예정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는 “유엔사와 사실상 합의가 이뤄졌으며, 내부 승인 절차만 남아 있다”고 전했다.

‘생태계의 보고’라고 불리는 비무장지대에 대한 보존 대책이 없이 시민에게 개방돼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무장지대 생태계 보전대책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어 “생태계에 대한 영향이 충분히 검토돼야 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도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평화 둘레길은 이런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단 3개월 만에 디엠제트에 탐방로를 조성하여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도 4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비무장지대를 위협하는 이번 평화 둘레길 개방 계획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도로, 철책 등 기존 시설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개발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인위적 개발 행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사업 자체가 환경적으로 큰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외래종 유입, 야생동물 이동 방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처를 하고 생태계 훼손 여부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도 “외래종 전파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을 설치하고 야생동물의 이동권 확보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둘레길 조성에는 이날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지원이 의결된 남북협력기금 43억8150만원이 사용된다. 통일부는 이 사업에 대해 “9·19 남북 군사합의 이행 사업이자 ‘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의 초기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시범 운영되는 고성 지역 방문 신청은 행정안전부 비무장지대 통합정보시스템 ‘디엠지기’, 한국관광공사 걷기여행 누리집 ‘두루누비’에서 오는 11일부터 온라인으로 할 수 있으며, 추첨으로 참가자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