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이 상생하는 환경영향평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선도하는 환경 최고 전문가 “환경영향평가사”


[뉴스] 종심제 부메랑, 엔지니어링 뒤통수친다.

“엔지니어링업계 모든 리스크는 종심제로부터 시작된다. 올해 3월 이후 본사업에 들어가고 우리가 예상했던 문제점이 튀어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이맘때 종심제가 부메랑이 되어 엔지니어링업계의 뒤통수를 치게 된다. 자승자박인 것이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시행이된 종합심사낙찰제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높다. 당장 대상사업이 너무 많아 제안서 작성을 위한 비용이 과다지출된다는 문제는 표면적인 이유다. 실질적인 문제는 과도한 영업이라고 볼 수 있다. 영업을 위해서는 비용이 지출되는데, 이 ‘비용’은 갖가지 리스크와 문제점을 필연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종심제는 왜 과도한 영업이 필연적인가. 일단 모든게 정량이 아닌 정성적 평가다. 사실 종심제 취지가 ADB룰로 글로벌스탠다드를 구현하자는 것인데, 이게 바로 정성적 평가라는 점이다.

정성적이 나쁜게 아니다. 엔지니어링을 제대로 이해하는 평가자가 공정하게 평가하면 사실 정성적 평가방식이 맞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한국에 적용하면 부작용이 속출한다.

우선 엔지니어링업계 모든 사람이 “평가는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안서의 수준은 10% 정도고 90%가 영업이라고 인식한다. 실제 ADB룰 또한 영업으로 인한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지다.

사람이라는게 내가 잘못되면 모든 것을 제도탓으로 돌리는 성향이 있기는 하지만 작금의 종심제는 그럴만도 하다. 얼마전 국토부가 발주한 철도타당성검토는 주관사만 조금씩 바꾼 1개 컨소시엄이 4개사업에 참가해 4개 사업을 모두 수주했다. 모두 다 뛰어난 제안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그렇다 칠 수도 있지만 업계 대다수의 생각은 다르다.

고속도로 감리는 어떤가. 딱히 고속도로사업에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던 엔지니어링사가, 누가 봐도 아주 약한 상대와 경쟁해 사업을 따낸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두각을 나타내지 않었던 회사에 최근 발주처 고위직이 자리를 옮겼다. 그러니 다른 사업은 3파전이상인데 이 사업에는 아예 도로분야에 능력있는 회사가 경쟁에 조차 참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더 문제는 이러한 일이 아주 비일비재하고 다들 그러려니 한다는 점이다.

업계 대다수는 이 두가지 사례가 종심제의 양대축인 영업력과 전직관료의 반영하고 있다고, 또 자신들도 이 폐단에 자유롭지 않고 종속돼 있다고 말한다. 종심제가 계속 이러한 방향으로 간다면 얼마 있지 않아 소외된 엔지니어링사의 반발로 외부사정기관의 개입이 이뤄진다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낙찰률을 보전하기 위한 장치로 채택된 강제차등은 아주 미세한 밀어주기만으로도 완벽하게 수주를 보장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전직관료의 창궐과 과도한 영업의 빌미가 될 수 있다. 대안은 아예 낙찰률을 일정수준으로 보장해놓고 기술경쟁에 들어가거나, 과감하게 종심제 대상사업을 TP당시 적용했던 특수공종으로 한정해야 한다.

사실 최상의 대안은 불가능하겠지만 업계 전체가 그냥 영업도 안하고 전관도 뽑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프로젝트는 누가 되더라도 엔지니어링업계가 수행하게 되는 것 아닌가. 종심제를 수행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사라봐야 20여개 가량인데 “깨끗하게 실력으로 하겠다”라는 결단만 있다면 뭐가 됐던 아무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괜히 규제로 밥먹고 사는 공무원 연구원 교수들 좋은 일 시켜주지 말고 말이다.

조국 사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학생부종합평가와 수시비율을 줄이고 정시비율을 높이라고 했다. 사실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 글로벌스탠다드를 위한다면 학생부가 정답이다. 하지만 그건 그런 제도를 운용할 사회적 인식개선과 타협이 있을 때다. 인식개선을 제대로 못할 거면 정시 즉 정량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적어도 공정성은 담보되지 않는가.

출처 : 엔지니어링데일리(2019. 11. 19)